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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차례

이어 읽는 이야기 · 2화

이름 없는 벤치

낯선 잎을 살피던 코코와 미미가 낙엽투성이 벤치를 발견합니다. 깨끗하고 환한 자리가 모두에게 편한 자리는 아니라는 걸, 작은 부탁 하나가 알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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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접시 위의 둥글게 갈라진 잎을 다른 잎과 비교하는 코코와 미미, 뒤쪽 난간에는 천이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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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는 이야기

이름 없는 벤치

낯선 잎을 살피던 코코와 미미가 낙엽투성이 벤치를 발견합니다. 깨끗하고 환한 자리가 모두에게 편한 자리는 아니라는 걸, 작은 부탁 하나가 알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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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접시 위의 둥글게 갈라진 잎을 다른 잎과 비교하는 코코와 미미, 뒤쪽 난간에는 천이 널려 있다

창작 동화 · 7–10세 · 보호자와 함께 읽기

작은 접시 위의 둥글게 갈라진 잎을 다른 잎과 비교하는 코코와 미미, 뒤쪽 난간에는 천이 널려 있다

장면 01

접시 위의 수수께끼

문 곁에 다시 등을 켠 다음 날 아침이었다. 코코는 작은 탁자에 접시를 놓았다. 어젯밤 문고리에서 옮긴 잎이 담겨 있었다. 빨아 넌 천은 난간에서 보송보송 말라 갔다.

“끝이 둥글게 둘로 갈라졌어. 잎맥은 여기서 퍼지고.” 코코는 정원에서 주운 잎들을 하나씩 옆에 놓았다. 미미가 고개를 기울였다. “작은 바지 같네. 잎사귀 바지!”

둘은 킥킥 웃었다. 하지만 꼭 같은 잎은 없었다. 코코는 접시를 그대로 두고, 모양을 작은 종이에 그렸다.

장면 02

늘 다니던 길의 다른 쪽

둘은 꽃수레를 끌고 다니던 옆길로 나갔다. 정원 울타리 바깥을 돌아가는, 누구나 지나는 길이었다. 오늘은 꽃 대신 낙엽이 눈에 들어왔다.

코코가 걸음을 멈췄다. “둥근 끝이 두 개!” 길가에 떨어진 잎을 그림 옆에 대 보니 모양이 닮았다.

“손님이 오라는 표시를 남긴 걸까?” 미미가 말했다. 코코는 잠깐 생각했다. “그건 아직 모르지. 오늘은 길에 떨어진 잎만 살펴보자.” 둘은 덤불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낙엽이 모자처럼 쌓인 오래된 나무 벤치를 발견한 코코와 미미, 벤치 한쪽은 잎 그늘에 덮여 있다

장면 03

잎 모자를 쓴 벤치

길이 굽는 곳에 오래된 나무 벤치가 있었다. 등받이 위에도, 앉는 판 위에도 낙엽이 수북했다. 낮게 드리운 나뭇잎이 한쪽 끝에 그늘을 만들었다.

“이 벤치, 모자를 너무 많이 썼는데?” 코코가 등받이의 잎 한 장을 집자, 다른 잎 세 장이 사르르 내려왔다. 미미가 웃었다. “모자 밑에도 모자네.”

옆에는 비바람에 닳아 글자를 읽을 수 없는 나무판이 서 있었다. 코코는 벤치의 다리와 판을 살피고 살짝 눌러 보았다. 흔들리거나 부러진 곳은 없었다.

장면 04

이름부터 적을까?

“이름을 새로 적어 줄까? 코코와 미미가 찾은 벤치!” 코코는 연필을 꺼내다가 멈췄다. “너무 길어. 판보다 이름이 더 크겠어.”

미미가 웃으며 앉으려다가 젖은 낙엽을 보고 다시 일어섰다. 코코는 연필을 넣었다. “이름보다 앉을 자리가 먼저네. 바구니를 가져올게.”

미미는 위에 드리운 잎을 올려다보았다. “저 잎들도 옆으로 치우면 환해지겠다.” 볕이 드는 반듯한 벤치를 떠올리니 벌써 뿌듯했다. 그런데, 잎사귀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장면 05

처음 들은 부탁

“그늘 쪽 잎은 남겨 줘.” 문 곁에서 들었던 작은 목소리였다. 미미는 뻗었던 손을 내렸다. 코코도 가져온 바구니를 길 위에 내려놓았다.

“그늘이 있는 편이 좋아?” 미미가 물었다. “응. 햇빛이 바로 들어오면 눈이 부셔.”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원하는 것은 분명하게 들렸다.

미미는 환해질 벤치만 생각했던 게 조금 머쓱했다. “나는 밝으면 다 좋을 줄 알았어. 위쪽 잎은 그대로 둘게. 앉는 곳의 젖은 낙엽은 치워도 될까?” 잠시 뒤, “그건 좋아” 하는 대답이 왔다.

코코가 벤치의 젖은 낙엽을 담고 미미가 바구니를 받쳐 주는 모습, 머리 위의 그늘잎은 그대로 남아 있다

장면 06

한 자리부터

코코는 바구니를 열고, 미미는 마른 천을 펼쳤다. 머리 위 살아 있는 잎은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벤치 끝에는 작은 햇빛 조각이 내려앉았다.

“이쪽과 그늘 쪽, 어디를 먼저 비울까?” 코코가 물었다. “그늘 쪽 끝이 좋아.” 코코가 그 자리의 젖은 낙엽을 담으면 미미는 바구니를 받쳐 주었다. 낙엽을 치운 판만 천으로 닦고, 앞으로 드나들 틈도 비웠다.

코코가 바구니 속 잎을 세다가 웃었다. “하나, 둘… 모자가 대체 몇 개야?” 미미가 빈자리를 가리켰다. “오늘은 모자 수 말고, 앉을 자리 하나!” 벤치 머리 위의 잎들은 여전히 살랑거렸다.

장면 07

접힌 천의 대답

닦은 자리가 마르기를 기다리며 둘은 길 쪽으로 비켜섰다. 미미가 천을 접을 때, 잎사귀 너머에서 다시 말소리가 났다. “문 옆에 둔 천 있지. 비 온 날 내가 썼어.”

코코는 귀를 기울였다. “쓰고 나서 접어 놓았어. 젖은 데를 닦으니까 덜 추웠어.” 코코는 문고리의 잎도 묻고 싶었지만, 먼저 들은 말을 끝까지 들었다.

“그 천은 지금 말리는 중이야.” 코코가 말했다. 미미는 오늘 가져온 천을 톡톡 털었다. “오늘은 이 천으로 벤치를 닦았네.” “여기도 앉을 수 있겠다.” 잎 너머에서 들린 말에 코코는 마른 자리를 한 번 더 살폈다.

그늘 아래 한 자리가 정돈된 벤치와 글자 없는 나무판, 코코와 미미는 비워 둔 자리에서 길 쪽으로 물러나 있다

장면 08

이름 없이 생긴 자리

벤치의 그늘진 끝이 말랐다. 미미가 천을 챙기고, 코코는 바구니를 옆으로 옮겼다. 앉을 곳도, 들어갈 길도 비어 있었다. 둘은 그 앞을 지키고 서 있지 않았다.

나무판에는 여전히 읽을 수 있는 이름이 없었다. 코코가 작게 말했다. “벤치가 자기 이름을 몰라도 괜찮겠네.” 미미가 웃었다. “앉는 방법은 알고 있잖아.”

돌아가는 길, 굽이 너머에도 끝이 둥글게 갈라진 잎들이 떨어져 있었다. 이 옆길은 정원의 어디까지 이어질까? 코코는 그림 종이를 잘 접었다. 오늘은 먼저, 쉴 자리 하나가 생겼다.

이야기를 마치며

책을 덮고 잠시 쉬어도 좋아요. 마음에 남은 장면을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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