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 동화 · 7–10세 · 보호자와 함께 읽기

장면 01
비가 그친 아침
비가 그친 마음정원에는 물방울 냄새가 가득했어요. 레옹은 갈기 끝에 맺힌 빗방울을 털며 작은 시냇물 앞에 섰지요. 오늘은 친구들과 새로 피어난 꽃을 보러 가기로 약속한 날이었거든요.
그런데 시냇물을 건너는 징검돌 하나가 물에 잠겨 있었어요. 레옹은 무거운 화분 받침을 번쩍 들었다가도, 먼저 물 흐름과 돌의 위치를 살폈어요. “힘든 일은 내게 맡겨. 하지만 길부터 천천히 보자.”

장면 02
끊긴 꽃밭 길
별꽃밭으로 가는 징검돌 하나가 물에 잠겼어요. 물 위에서는 큰 잎 한 장이 빙글빙글 돌고, 낮은 나뭇가지 다리는 ‘삐걱’ 하고 울렸지요.
레옹은 평평한 돌 위에 네 발을 단단히 붙이고 고개를 숙였어요. 무섭다고 물에서 멀어지는 대신, 어디가 미끄러운지 눈으로 먼저 길을 그렸답니다. 코코와 미미도 물길을 망가뜨리지 않고 건널 방법을 찾았어요.

장면 03
꼬물꼬물 작은 손님
나뭇가지 위로 작은 잎벌레들이 지나가자 레옹은 한 걸음 물러났어요. 귀가 쫑긋 서고 꼬리 끝도 살짝 굳었지요. “나는 작은 곤충이 조금 무서워.”
하지만 잎벌레들은 레옹을 향해 오지 않았어요. 젖은 나뭇가지 끝에서 비를 피할 곳을 찾고 있었답니다. 레옹은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친구들을 불렀어요.

장면 04
웃지 않는 친구들
미미는 잎벌레들이 마른 풀밭으로 가는 중이라고 알려 주었어요. 친구들은 레옹에게 가까이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지요.
레옹은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어요. 넓적한 나무껍질 하나와 매끈한 조약돌 두 개를 가까이 가져와, 잎벌레 길과 친구들 길이 서로 방해하지 않게 놓아 보기로 했답니다.

장면 05
힘을 쓰기 전에
레옹은 큰 돌을 한 번에 옮길 수 있었지만 잎벌레 길을 막고 싶지 않았어요. 코코가 안전한 자리에 잎 표식을 놓았지요.
그래도 잎벌레가 꿈틀거릴 때마다 레옹의 발끝은 간질간질했어요. 레옹은 덤불 옆에서 눈을 감고 숨을 하나, 둘 세었답니다. “무서움이 있어도, 안전한 일을 할 수 있어.”

장면 06
두 개의 다리
레옹은 넓은 돌을 천천히 내려 친구들의 징검돌을 만들고, 낮은 가지를 받쳐 잎벌레의 작은 다리도 만들었어요.
힘센 레옹의 발은 길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조심스러운 마음은 모두가 편한 자리를 남겨 주었답니다. 물이 흔들리면 바로 발을 떼고, 마른 잎은 건드리지 않았어요.

장면 07
먼저 확인하는 용기
“무서운 건 아직 무섭지만, 이 길은 내가 먼저 확인할게.” 레옹은 네 발을 단단히 딛고 돌길을 건넜어요.
다리의 이쪽 끝과 저쪽 끝을 다시 살피고, 바람이 불어도 잎이 들뜨지 않는지 확인했지요. “용기는 빨리 뛰어드는 게 아니라, 모두가 괜찮은지 확인하는 거구나.”

장면 08
함께 건너는 정원
친구들은 새 징검돌을 천천히 건넜고 잎벌레들도 풀밭으로 갔어요. 시냇물은 작은 다리 아래로 반짝이며 흘렀지요.
레옹은 웃으며 말했어요. “무서울 땐 말하고, 안전한 길은 같이 찾자!” 약속한 꽃밭에는 아무도 서두르지 않아도 충분히 닿을 수 있었답니다.
이야기를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