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읽는 이야기 · 7화
다시 숨 쉬는 별빛 나무
막아섰던 돌벽을 허물어 바람길과 물길을 잇자, 별빛 나무가 푸른 꽃을 피우며 온 정원을 치유합니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진정한 마음정원의 완성.

창작 동화 · 7–10세 · 보호자와 함께 읽기

장면 01
스스로 세운 벽 앞에 선 코코
아침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 안개 골짜기에서, 코코는 자신이 예전에 쌓아 올렸던 거대하고 두꺼운 돌벽 요새 앞에 섰습니다. 높다랗게 솟은 돌벽은 차갑고 견고하게 계곡의 물길과 바람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난 정원을 침입자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싶었을 뿐이었어…… 하지만 그 두려움이 숲을 질식시키는 벽이 될 줄은 몰랐어.” 코코의 목소리에 진심 어린 후회가 담겨 있었습니다.
미미가 코코의 어깨를 토닥였습니다. “잘못 쌓은 벽이라면, 다시 허물면 돼. 우리가 함께 있잖아!”
장면 02
모두가 든 망치와 곡괭이
코코가 가장 먼저 쇠 곡괭이를 번쩍 들어 돌벽의 틈새를 힘차게 내리쳤습니다! ‘깡–!’ 맑은 쇳소리와 함께 돌가루가 튀었습니다.
뒤이어 레옹이 우렁찬 포효와 함께 집채만 한 바윗덩어리를 두 팔로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사사는 날쌘 발굽으로 돌 부스러기를 바구니에 담아 날랐고, 타이는 예리한 발톱으로 얽혀 있던 가시덩굴을 말끔히 베어냈습니다.
조코미는 얼음 마법으로 흩날리는 먼지를 가라앉히며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작은 루루도 고사리 같은 앞발로 자갈을 하나씩 치우며 힘을 보탰습니다.

장면 03
무너져 내린 단단한 경계
‘와르르르– 쾅!’ 거대한 돌벽의 중심부가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렸습니다!
수년간 갇혀 있던 골짜기에 뻥 뚫린 커다란 통로가 열리며, 산봉우리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소나무 숲 바람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바람은 민들레 홀씨와 싱그러운 풀꽃 향기를 품고 별빛 나무의 마른 가지들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습니다. 숲이 깊은 한숨을 내쉬듯 나뭇잎들이 사르르 흔들렸습니다.
장면 04
다시 솟구치는 맑은 수맥
돌벽 밑에 막혀 있던 지하 암반 틈새에서 ‘콸콸콸–!’ 소리와 함께 눈부시게 맑은 천연 암반수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메말라 갈라져 있던 개울 바닥으로 시원한 수정 물결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거침없이 흘러 내려갔습니다.
물길은 루루가 밤새 파두었던 묘목 배수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마침내 언덕 위 별빛 나무의 거대한 뿌리 밑동을 촉촉하게 적시기 시작했습니다.
장면 05
푸른 빛으로 고동치는 나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바싹 말라 검게 갈라져 있던 별빛 나무의 껍질이 윤기 흐르는 은빛으로 변하더니, 뿌리 깊은 곳에서부터 은은한 파란빛 고동이 ‘두근…… 두근……’ 맥박 치듯 솟구쳐 올랐습니다.
빛의 맥박은 거대한 줄기를 타고 나뭇가지 끝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앙상하던 나뭇가지마다 연둣빛 새싹과 작고 동그란 별 모양 꽃봉오리들이 순식간에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미미야, 저것 봐! 나무가 다시 숨을 쉬고 있어!” 코코가 기쁨의 눈물을 글썽이며 소리쳤습니다.

장면 06
찬란하게 피어난 별빛 꽃의 기적
‘파아아앗–!’ 수천수만 개의 푸른 별빛 꽃봉오리가 일제히 꽃잎을 활짝 터뜨렸습니다!
온 골짜기가 눈부신 사파이어빛 광채로 가득 찼고,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별빛 꽃가루 꽃비가 온 숲 위로 향기롭게 쏟아져 내렸습니다.
꽃가루가 닿는 곳마다 병들어 시들어가던 풀꽃들이 생기를 되찾았고, 멍들었던 루루의 작은 발바닥도 흉터 하나 없이 보송보송하게 아물었습니다.
장면 07
울타리 없는 잔치
벽이 사라진 넓은 들판에 길고 넓은 나무 테이블이 놓였습니다. 코코와 미미는 달콤한 꽃차와 신선한 산딸기 파이를 가득 차려내었습니다.
숲속 다람쥐와 산새들, 아기 사슴들까지 모두 모여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며 축제를 즐겼습니다.
루루는 마침내 커다란 어른 장화를 벗어던지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잔디밭을 통통 뛰어다녔습니다. “이제 발이 하나도 안 아파요! 고마워요, 형아들!”

장면 08
모두를 품는 진짜 마음정원
석양이 골짜기를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시간, 코코는 활짝 열린 골짜기 입구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정원’이라는 나무 푯말을 세웠습니다.
“진정한 수호는 문을 닫아거는 게 아니었어. 친구들이 언제든 편히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두고 문을 열어두는 것이었어.” 코코의 말에 모두가 따스하게 웃었습니다.
하지만 평화로운 축제의 기쁨도 잠시, 바다 쪽을 바라보던 타이와 조코미의 귀가 갑자기 쫑긋 섰습니다. 남쪽 수평선 너머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