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 동화 · 7–10세 · 보호자와 함께 읽기

장면 01
계산 완료!
마음정원 작업실에는 작은 작동 모형이 살았다. 꽃 돌봄 꾸러미를 빠르게 배달하는 스톰 레인저를 본떠 만든 로봇이었다. 친구들은 이 말하는 모형도 스톰 레인저라고 불렀다.
로봇은 셈이 빠르고 손끝이 정확했다. 씨앗 봉투 세 개가 들어갈 상자를 찾는 일쯤은 눈 깜짝할 사이였다. “계산 완료!”
문제는 대답이 너무 빨리 나온다는 것이었다. 코코가 “이 끈을……” 하면 로봇은 벌써 매듭을 만들었다. “풀려고 했는데.” 코코가 말하면, 로봇의 손이 잠깐 멈췄다.
장면 02
끝나지 않은 질문
어느 날 코코가 낡은 크림색 종이 연을 안고 왔다. 가운데가 길게 찢어졌고, 긴 꼬리에는 여러 번 묶은 자국이 있었다. 코코는 연이 구겨지지 않도록 천천히 내려놓았다.
“바람 때문에 찢어졌어. 새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
“얇은 종이와 풀이 필요해. 더 빠른 방법은 새로 만드는 거야!” 로봇은 말을 마치자마자 자를 꺼냈다. 코코의 나머지 말은 작업대 앞에 그대로 남았다.

장면 03
반듯하지만 다른 것
스톰 레인저는 새 종이를 재어 반듯한 연 모양을 준비했다. 길이도 모서리도 정확했다. “계산 완료! 이쪽이 더 반듯해.”
그런데 코코는 새 종이를 받지 않았다. 원래 연을 조심히 안고 한 걸음 물러섰다. 로봇은 자를 거꾸로 보았다가 다시 돌렸다. 치수는 틀리지 않았다.
“같은 모양이라고 같은 연은 아니야.” 코코가 말했다. 로봇은 새 종이를 내려놓았다. 맞는 크기를 알아냈는데도 일이 풀리지 않는 것은 처음이었다.
장면 04
삐뚤어진 자국의 이야기
코코는 오래된 접힌 자국을 짚었다. “이건 미미와 처음 날린 날 생겼어. 연이 나무에 걸려서, 둘이 아래에서 얼마나 폴짝거렸는지 몰라.”
다른 쪽에는 풀이 조금 두껍게 붙어 있었다. “여긴 내가 고친 곳이야. 풀을 너무 많이 발라서 한참 말렸지.” 코코가 작게 웃었다.
로봇은 반듯한 새 종이와 낡은 연을 번갈아 보았다. 새 종이에는 접힌 자국도, 폴짝거린 오후도 없었다. 로봇은 열어 두었던 풀 뚜껑을 닫았다.
장면 05
배달할 곳부터
“네가 만들고 싶은 연 이야기를 끝까지 들을게.” 로봇이 말했다. 이번에는 자를 쥔 손도 가만히 있었다.
“이 연을 다시 쓸 수 있게 하고 싶어. 오래된 접힌 자국은 남겨 두고, 찢어진 곳만 작게 붙이면 좋겠어.” 코코는 살리고 싶은 부분을 하나씩 보여 주었다.
로봇이 고개를 끄덕였다. “꾸러미도 갈 곳을 다 들어야 제대로 배달하지. 나는 아직 네 말이 도착하기 전에 출발했네.” 코코는 연을 다시 작업대에 펼쳤다.

장면 06
작은 종이부터
둘은 낡은 연에 바로 풀을 바르지 않았다. 작은 시험 종이에 먼저 발라 보았다. 코코가 풀을 듬뿍 묻히자 종이 끝이 축 늘어졌다. “앗, 얘는 벌써 낮잠 시간이네.”
로봇은 얇게 바를 만큼만 붓에 남겼다. 다른 조각은 훨씬 가볍게 붙었다. 코코가 남기고 싶은 접힌 자국을 가리키면, 로봇은 그곳을 피하도록 덧댈 종이의 크기를 쟀다.
코코는 연의 이야기를 알고, 로봇은 작은 길이를 정확히 잴 수 있었다. 둘의 손 사이에서 필요한 만큼의 종이 조각이 만들어졌다.
장면 07
아직 말리는 중
코코가 작은 덧댐을 올리고, 로봇이 연의 가장자리를 잡았다. 이번에는 오래된 자국을 덮지 않았다. 찢어진 곳 옆에 새 종이가 단단히 붙기 시작했다.
“계산 완…….” 로봇이 말하다가 풀을 보았다. “아직 말리는 중!” 코코는 연을 들려던 손을 내려놓았다. “그것도 작업이지.”
둘은 남은 종이를 정리하며 기다렸다. 바람이 창문을 스쳤지만 연을 서둘러 밖으로 가져가지 않았다. 시험하다 축 늘어진 종이는 바구니 위에서 느긋하게 말랐다.

장면 08
끝까지 듣고 나서
코코는 마지막 덧댐 모서리를 살짝 눌렀다. 로봇이 연을 받쳐 주었다. 낡은 접힌 자국도, 오늘 함께 붙인 작은 종이도 제자리에 있었다.
“오늘은 날리지 않고 선반에 둘래. 내일 연을…….” 코코가 말했다. 로봇의 입이 열리려다가 멈췄다. 코코가 이어 말했다. “내일도 그냥 보고 싶을 수 있어.”
“그럼 잘 보이고 햇볕은 안 드는 칸이 좋겠네.” 로봇은 끝까지 듣고 대답했다. 둘은 연을 함께 들어 올렸다. 이번에는 빠른 손과 조심스러운 손이 같은 속도로 움직였다.
이야기를 마치며